오래전 시집을 펼치며..
남남
= 14 = -조병화-
불꽃을 본 일이 있겠지
기도와 같은 그 불꽃을 본 일이 있겠지
나의 山莊을 닮은 공적한
먼 그 불꽃을 본 일이 있겠지
때론 神도 찾아드는 깊은 밤에
혼자서 타고 있는 그 불꽃을 본일이 있겠지
순수를 태워선 투명한 눈물이 되는
무구한 그 불꽃을 본 일이 있겠지
시인의 혼을 태워선 말의 비를 내리는
고열한 그 불꽃을 본 일이 있겠지
산림을 빼앗긴 맹수와 같은 나의 혼에게
먼 옛집처럼 멀리 비치는
그 불꽃을 본 일이 있겠지
어두운 이 지구 인간 세계에서
스스롤 태워서 스스로 꺼지는
종교와 같은 그 불꽃을 본 일이 있겠지
中世의 기도처럼 검은 상옷을 두르고
밤이 새도록 찬 겨울밤을 눈을 뜨고
혼자서 타고 있는
가는 그 불꽃을 본 일이 있겠지
아, 그와도 같이 변하는 세상에서
영원을 울고 있는
갈망과 같은 그 애련한 불꽃을 본 일이 있겠지
그게 너
그 불꽃을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