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10시쯤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 ' 남과장님, 내일 하루 더 쉬셔도 된대요~'
문득, 스치는 생각..' 아! 벌써 피크가 다 된건가..??'
역시나 그런가 보다. 잠시후 부장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에서 그런 것들이 감지가
되었다. 요즘 불경기라해서 여기저기 시끄러운데 여긴들 안전지대겠는가..
어제 점심때쯤 걸려온 전화로 기분은 최고였다.
' 남과장님, 한솥밥 먹게 되서 너무 고마워요~ 사장님이 남과장님 하루 쉴때가
되었다고 낼 하루 쉬시라네요~' 어제로 딱 19일째 되는 날이었다. 새벽 6시 30분이면
영등포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몰려든 차량들 정리하느라 여기저기 경찰차며 호르라기
소리며..그렇게 시작되어 길위에서 스치는 각양각색의 사람들..별일없이 무난히 지나가는
날이 드물다. 그제는 우리의 이명박대통령이 아침 일찍부터 행차하시는 바람에 시청쪽에
교통통제가 있었다. 어렵게 손님을 태우고 잠실에 도착했을 때는 약속된 시간보다 30분
가까이 늦어 있었다. 그동안 애태우는 사무실직원들의 전화와 손님들의 항의전화와..
잠실에 도착하니 쏟아지는 비난의 목소리들..' 아~! 오늘 욕많이 먹겠구나 ' 했었는데
역시나 7명으로 한팀이 되어 온 손님이 여행경비를 카드로 결제하겠다는 둥, 사무실로
입금하겠다는 둥,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여행비 내기를 미룬다. 결국 순창의 그 시골
에서 어렵사리 찾아 낸 축협앞에 차를 세웠다. 5분여를 버티다 다른 손님들의 항의에 못
이겨 차에서 내려 돈을 찾아 온 사람...어젠 70세가 넘으신 할머니 한분이 시간을 잘못 알고
청량사에서 30분이 넘어서야 스님차를 타고 내려 오겠다고 하여 애간장을 태우게 만들었다.
먼저 오신 다른 손님들을 예약된 식당에 내려 드리고 식당사장님께 부탁하여 할머니를
따로 모시고 왔었다. 개인행동을 하면 타인에게 어떤 피해가 가는지를 인지 못하신 모양이다.
나도 모르게 화를 내고 엄마 생각에 마음이 안 좋다. 여행을 마무리 할때 나의 말은 이랬다.
'세상 살다 보면 이런일 저런일 많이 생기죠. 역시나 여행하다 보면 많은 일들을
겪게 됩니다...' 이렇게 시작되어 중학교 수학여행때 친구들과의 에피소드를 얘기했다.
'...즐거웠던 여행도 기억에 남지만, 고생했던 여행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입니다.오늘
미리 오셔서 기다리셨던 분이나, 늦게 오셔서 미안하셨던 분이나 시간이 지나면 추억의
한 자락으로 이 시간이 기억될 것입니다. 좋은 기억, 아름다운 기억만 가져 가시길 바랍니다'
나의 말에 박수들을 보내 주신다. 정말 십년감수를 한 기분으로 이틀을 보내고 받은
꿀맛같은 휴가다^^ 여행에 미쳐 있지 않았다면 아마도 버텨내지 못했을 정도로 몸과
마음에 많이 부치는 일이지만 어느 정도 보람도 느낀다.밝은 표정으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손님들을 보면서 그분들이 여행을 통해 삶의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해
있기를 기도해 본다.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돌아 오는 차안에서 어스름한 불빛에 의지해
일일 정산을 하고 내손으로 내 하루의 댓가를 지불한다. 이 20여일의 짧은 시간동안
돈의 가치를 새삼스러이 깨닫게 되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열심히 통화하던 친구가 내가 뜸하니 심심했던 모양이다.
오늘 오랜만에 긴통화를 하며 내 그동안의 얘기를 들으며 짧은 한숨을 토해
낸다. ' 세상에 만만한게 없구나~' 그럼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고 세상이 그리
녹록한 줄 알았냐고 맞받아 치며 난 스스로에게 위로한다.훗날 삶의 무게가 버거울 때
그런 때도 있었노라고 다시 에너지를 충전할 것이라고..
10여년전, 3개월 동안 몸무게가 7kg이 빠진 적도 있었다. 그때의 옷은 지금은 아예 맞지도
않을 정도로 내가 살이 쪘지만 난 아직도 그 옷을 버리지 않고 있다.가끔씩 나태해지려 할
때 장롱을 열고 그 옷을 꺼내 본다. 먼지 나던 흙도 비가 내리고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단단해지듯이 내 삶도 그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시간도 지나면 내 인생에 보약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하며 그 때를 위하여 기록을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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